/
알바는 절대 차근차근히 구하는 법이 없다
꼭 닥쳐서는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마구 지원을 넣는다
내 위시리스트 중 빠질 수 없는 모델링에 관심을 두던 중
예전에 넣어놓았던 모델지원 웹사이트에서 연락이 왔다
사실 그 전에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는데
누군지 알 길이 없어 그냥 넘길 수 밖에 없었는데
(혹시나 예전 지인인가 싶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
왠지 다른 수험자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)
이번 전화는 부재중이 2개나 와있고
문자로 모델 섭외 관련으로 연락을 주셔서
용기내어 연락드릴 수 있었다
*
아 그림도 완성해야 하는데 (딴 생각)
*
무튼 알고보니 실기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자분이 직접 연락을 주신거였고
날짜(당일이라 조금 놀랐지만ㅎㅎ)/장소/페이 등을 협의 한 후
학원으로 가게 되었다
*
메이크업 아카데미 학원은 삐까뻔쩍하고 신기신기
*
메이크업은 총 3회에 걸쳐 각각 다른 주제로 진행되었는데
트위기/발레/고전무용/웨딩/레오파드 등등 다양한 컨셉이 기억남
*
처음엔 수험자분도 나도 바짝 긴장을 해서인지
손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른 침이 꼴깍 넘어가는..
왠지 숨을 참게 되는
점차 긴장이 풀리고 집중력이 고조되면서
나도 편안히 집중하며 자연스러워져갔다
*
"자기 얼굴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"
몇 년 전, 전 세계가 지켜보았던 영국왕실의 로열 웨딩
케이트의 화장을 본인이 직접했다는 얘기를 듣고
아니,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장 중요한 날, 최고인 전문가의 손길이란 손길은 다 받을 수 있을텐데 왜 굳이? 싶었고
그걸 마다하고 본인이 직접 한다니 신기하다란 생각도 들었는데
옆에서 언니는 대충 이해가 간다는 듯
"그래~ 그런 사람들 있더라 . 자기 얼굴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"
그때는 이해가 잘 안가고 신기하다 ~ 만 싶었는데
뭔가 이 모델 경험 이래로 약간은 그게 이해가 갈 듯도 했다.
내 얼굴은 기초가 부실하거나 조금만 두껍게 쌓아도 화장이 쉽게 밀리는 건성에
뷰러나 아이라인을 맞추기 어려운 독특한 눈매인데,
평소 내가 화장을 할 때 곤욕스러운 부분에서 똑같이 수험자분이 메이크업에 어려움을
겪는 걸 보고, 아 역시 나만 어려운게 아니었어 ㅎㅎ 싶었다.
1회차 메이크업 때는 긴장+얼굴적응시행착오 로 뭔가 정신없었는데
분위기가 정돈되고 어느정도 내 얼굴이 파악되신건지
화장 밀림 --> 유분기 파우더로 잡음 (나는 기름종이 씀)
아이라인-->붓펜보다는 펜슬이 더 잘먹음 + 끝을 살짝 살려서 (+ 나는 검정보단 브라운 계열로 씀)
팔레트--> 화사한 파스텔 웜톤 계열로 (or 브라운 음영계열)
등 나름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춰 내가 썼던 화장법과 비슷하면서도 자신만의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
약간 나도 어느 순간 부터는 고로상(고독한 미식가)처럼 속으로 응원+마음의 소리로
힘내십시오~ 근데 그 색 보다는 이쪽이.. 이럼서 말하고 있었다 ㅋㅋㅋ
근데 놀라운건 위의 거의 모든 것들이 검사해주시는 강사님한테 까였다는 점 ㅠㅠ
메이크업에 관해 워낙 문외한이라 내가 딱히 할 말은 없지만
메이크업 과정에서 살짝씩 달라지는 툴과 기법등을 보면서 왠지 나와 같은 어려움의 이유를 컨트롤 하기 위한 방편인 것 같다고
느꼈는데,, 물론 아닐 수도 있구..
뭔가 그런 것 같아서 나는 수험자분의 방식이 더 이해가 갔던 것 같다
그래서 , 결론적으로 이러한 수험자분의 나와 비슷한 과정의 시행착오 + 그에 대한 강사님의 반응 등을 보며
아 이래서 "자기 얼굴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"고 느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비로소 이해가 닿았다.
모든 일은, 새로운 일일 수록, 특히 모델 일은 뭔가 갈 때마다 설레는 것 같다
뭔가 힘들어도 감사하고 ㅎㅎ
하나의 깨달음과 함께 두 번째 모델일 성황리에 수료 ~~~ !!
p.s. 일마치고 뿌듯한 기분에 허유산가서 망고주스 사먹고, 스티커 사진 찍고 돌아옴 ㅋㅋ